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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자일 마케팅이 필요한 이유 - 부러진 기타를 위한 노래

애자일 마케팅

2008년의 어느 날 캐나다의 포크 가수인 데이브 캐롤은 미국공연을 위해 유나이티드 항공을 탔다. 데이브는 요즘 대부분의 포크 가수가 그렇듯 대중들의 핫한 인기를 끄는 가수는 아니었으나 통기타를 치며 부르는 그의 감미로운 포크 송은 꾸준히 충성스런 팬층을 유지하고 있었다.

다음 공연을 위해 에너지를 비축하기 위해 한 잠 푹 자고 일어난 데이브는 맡긴 수하물을 찾다가 끔찍한 일을 목격하게 된다. 자신이 목숨보다 아끼는 기타가 목이 댕강 부러진 채 수화물 컨베이어벨트에서 빙빙 돌고 있었던 것이다. 가장 아끼는 기타이기도 하지만 무려 3,500달러나 하는 고급 기타인데 말이다.

수리가 가능한지 이리저리 알아보다가 도저히 수리가 어렵다고 판단한 데이브는 유나이티드 항공사에 이런 사실을 통보하고 보상을 요구했다. 그러나 항공사는 24시간 내에 신고한 물품에 대해서만 보상한다는 원칙을 들어서 보상을 거부했다.

그 후 9개월 간 지리한 공방을 벌인 데이브는 결국 거대한 항공사를 대상으로 아무런 보상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수화물 운송과 보관 중에 부주의로 일어난 파손임을 증명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정황이 있었음에도 항공사는 정해진 룰에 따라 그 어떤 보상이나 사과도 할 수 없다는 원칙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전혀 유연하지 않았고 민첩하지도 않았다. 단 자신들의 원칙을 고집스럽게 지키고자 했다.

분이 쌓일 대로 쌓인 데이브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합법적 복수를 하기로 하고, ‘United Breaks Guitar’라는 중독성 있는 노래와 함께 아주 재미있는 ‘뮤직 비디오’를 만들어 유튜브에 올려 놓았다. 그 노래의 후렴구에는 지속적으로 ‘ 다른 비행기를 타든가 차로 가야 했어, 왜냐하면 유나이티드는 기타를 망가뜨리니까‘라는 가사가 나와서 이를 들은 사람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같은 가사를 흥얼거리게 된다. 그 이후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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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브의 뮤직비디오는 유튜브에 올라오고 나서 그야말로 ‘대박‘을 친다. 노래가 흥을 돋구고 동영상의 내용도 재미있지만, 어떻든 옹고집을 부리며 고객을 제대로 배려하지 않는 대기업을 꼬집는 것인 만큼 일반 대중들의 호응과 격려를 많이 입은 탓이기도 했다. 몇 주 뒤에 조회수는 500만 건을 넘어섰고, 급기야 2009년 12월에는 <타임>이 선정한 가장 인기 있는 인터넷 동영상 7위를 랭크했다. 

이쯤 되자 유나이티드 항공사는 자신들이 무슨 실수를 했는지 뼈저리게 깨닫게 되었다. 유나이티드 항공사의 고위 임원들의 머리 속에는 하루 종일 ‘다른 비행기를 타든가 차로 가야 했어, 왜냐하면 유나이티드는 기타를 망가뜨리니까’라는 데이브의 후렴구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 그 악몽을 끝내고자 데이브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기차는 이미 떠나간 후였다. 부러진 고급 기타의 제조회사가 이미 데이브에게 같은 기타를 2대나 선물했기 때문이다. 동영상의 인기가 올라가자 이 기타 업체도 이를 기회로 보고 마케팅에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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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브 캐롤은 유나이티드의 때 늦은 사과와 보상을 거부하면서 두 가지 조건을 걸었다. 고객 서비스 방침을 바꾸고, 보상금을 자선단체에 기부하라는 것이다. 유나이티드는 그의 요구를 받아들였지만 이미 유나이티드는 승객의 소중한 재산을 망가뜨리고도 자신들의 원칙을 지키느라 승객의 마음을 배려하지 않는 악덕 기업으로 낙인 찍힌 뒤였다. 지금도 유튜브에서는 ‘United Breaks Guitar’ 라는 동영상을 자유롭게 볼 수 있으며, 심지어 ‘United Breaks Guitar- The power of one voice in the age of social media’라는 책도 만들어져서 아마존에서 팔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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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기술의 발달이 가져온 소셜 네트워크는 정보를 창조하고, 접근하고,나누는 방식을 변화시킴으로써 사회의 권력구조를 바꾸었다. 이로 말미암아 기업의 입장에서는 불확실성이 더욱 커진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간파하지 못하고 대기업으로서 갑질을 한 유나이티드 항공사의 편을 들 생각은 조금도 없지만, 소위 상대방의 입장에서 세상을 해석한다는 '내재적 접근'을 통해서 생각해 보면, 유나이티드도 생각지도 못한 불확실성에 의해 엄청난 피해를 입은 것이다.

불확실성이 어떻게 기업을 공격하는지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가 바로 이것이다. 특히 고객과 접점에 있는 마케팅, 영업과 같이 고객 감수성이 높은 프로세스에서는 더더욱 이러한 일들이 자주 발생하게 된다. 기업들 역시 디지털기술을 활용한 무기를 개발하여 이러한 리스크로부터 자신들을 지키고자 고군분투하고있다. 결국은 디지털 기술이 불확실성을 유발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 역시 디지털기술을 활용하는 공진화적 상황이 전반적인 마케팅 환경에 대변혁을 가져 오고 있다.

 

애자일 마케팅 전략

이건호
퍼포마스의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부문 대표. 이전에는 글로벌 컨설팅 회사의 전략담당 임원과 제일기획 펑타이 부사장을 역임했다. 현재 다양한 강연과 왕성한 저술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애자일마케팅, 4차산업혁명 대응 및 중국시장전략 등에 관한 전문성과 관심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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