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에서 의미하는 ‘전략적 포지션’이란 적의 움직임을 통제할 수 있는 감제고지(적을 활동을 살피기에 적합하도록 두루 내려다 보이는 고지) 등을 의미한다. 경영에서는 경쟁자나 고객, 공급자 등 시장에 존재하는 여러 세력 들 사이에서 나의 이익을 지킬 수 있는 차별적 위치를 말한다. 어느 경우에나 ‘포지션’이라는 말에는 상대성이 있다. 어떤 상대가 있고 그것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나의 위치가 어디냐에 따라 포지션이 결정된다. 그리고 그 상대로부터 나의 이익을 지킬 수 있고 또 그것이 쉽게 침탈 당하지 않는 위치일 때 ‘전략적 포지션’이라고 부를 수 있다.
개인들에게도 각종 ‘포지션’이 있다. 가정에서도, 친구들 사이에서도, 또 직장에서도 자신만의 포지션이 형성되어 있을 것이다. 가정이나 친구들 사이처럼 비공식적이고 인간적인 관계에 의해서 만들어진 포지션은 쉽게 침탈 당하지 않는다. 이론상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잘 일어나지 않는다. 자식이 마음에 안 든다고 쉽게 자식을 바꿀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조직은 다르다. 조직에서는 상사, 부하직원, 부서 등에 따라 자신의 포지션이 결정된다. 대개의 경우 포지션이 명확하지 않고 명확하다 해도 독특하기가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포지션이 경쟁력을 가지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경쟁력이 있는 포지션에 있다 해도 자신의 통제권을 벗어난 사람에 의해 포지션이 바뀔 수도 있다. 딱히 장치를 마련하지 않는 한 포지션이 늘 불안정한 것이다. 이는 조직에 몸 담고 있지 않은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개인사업을 하는 경우에도 포지션은 고객과 경쟁자 등에 의해 정해지기 마련이다. 혼자 시장을 독점하고 싶지만 자본주의가 탄생시킨 보이지 않는 손이 그렇게 놔두지를 않는다.
당신이 직장인이건 개인사업자이건, 당신의 평범한 포지션을 어떻게 전략적 포지션으로 만들 것인가는 ‘세상에 휘둘리지 않는 삶’을 위해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포지션의 안정과 불안정의 문제는 조직에 있느냐 아니냐의 관점으로 볼 것이 아니라 개인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느냐 아니냐의 관점으로 봐야 한다. 경쟁력 있는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사람은 조직 안에 있건 밖에 있건 안정적인 포지션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 때 그 때마다 불확실성과 직면하겠지만 결국 지나온 삶의 궤적을 보면 매우 안정적인 패턴을 그리며 살아왔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경쟁력 있는 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는 사람은 어디에 있더라도 늘 불안정한 삶을 살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전략적 포지션을 가지기 위해 항상 다음 세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 내가 창출하는 가치는 무엇인가?(What)
• 내가 창출하는 가치는 누구에게 도움이 되는가?(Who)
• 내가 창출 하는 가치는 모방되거나 대체되기 어려운가?(How)
바로 이러한 Who-What-How의 조합이 경쟁자들에게 의해 대체 되지 않을 때 즉 영어로 ‘irreplaceable’할 때 당신은 ‘전략적 포지션’ 위에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적 포지션을 굳건히 하고 있으면 天時, 즉 하늘이 주신 기회를 만날 수 있다. 굳건한 전략적 포지션을 기반으로 천시를 만나 勢가 형성된다면 세상의 어떤 거친 바람에도 휘둘리지 않는 untouchable 한 존재가 되는 것이다.
여러분은 ‘전략적 포지션’ 위에 있는가?
마케터를 위한 이건호의 인문학 칼럼 (29)
저자는 퍼포마스 대표파트너로서 4차산업혁명 및 중국시장전략 전문가이다.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전략자문, 저술, 강연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