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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광효과에 속지 말자

Written by 이건호 | 18년 3월 18일

마케터를 위한 이건호의 인문학 칼럼 (9)

저자는 퍼포마스 대표파트너로서 4차산업혁명 및 중국시장전략 전문가이다.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전략자문, 저술, 강연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우리는 어려운 진리에 공감은 하지만 쉽게 환호하지는 않는다.

대신 이해 하기 쉬운 것, 따라 하기 쉬운 것에 환호 한다. 산을 오를 때 남들이 많이 다닌 길은 안전하고 오르기도 쉽지만, 사람들이 자주 다니지 않은 지름길은 비록 더 빨리 목적지에 도달해도 안전하지도 쉽지도 않은 것과 같다.

가령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차별화 전략을 가져야 한다’라는 말은 너무 어렵다. 비록 그것이 옳다고 생각해도 ‘어떻게’를 모르니 쉽게 실행할 수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항상 ‘어떻게’를 원한다. 성공한 사람들을 연구해 보니 ‘심부름을 하더라도 완벽하게 하더라’ ‘남들이 열 번 하면, 그들은 백 번 하더라’ 와 같이 ‘어떻게’를 알려 주면 공감은 물론 감동까지 받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보통사람들이 실천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또 그렇게 해서 성공한 사람도 있다니 정말 이렇게만 하면 성공할 수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이해하기도 실천하기도 쉽기 때문에 그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그 방법이 잘못됐다는 것은 물론 아니다. 심부름처럼 사소한 일이라도 최선을 다하고 남들보다 10배 더 열심히 하려는 자세는 그 자체로는 바람직한 것이다. 자신의 절대적 경쟁력은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으로 타인과 비교해 상대적 경쟁력을 높이기는 어렵다.

매사를 ‘더 열심히’ 한다고 해서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상관관계는 있겠지만 인과관계는 없다. 그렇게 해서 성공한 사람들의 사례를 많이 제시하겠지만 그렇게 했음에도 실패한 사람들의 사례는 그 보다 100배는 더 많을 것이다.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후광효과라는 것이 생긴다. 성공했기 때문에 그 사람이 과거에 한 것들이 다 성공의 비법처럼 보이는 것이 후광효과이다. 김연아 선수는 한 인터뷰에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기 전까지 빙판 위에 수천 번의 엉덩방아를 찧었다고 했다. 그러면 빙판에 엉덩방아를 수천 번 찧는 것이 금메달 따는 비법일까? 김연아 선수보다 더 많은 엉덩방아를 찧고도 실패한 사람들이 훨씬 많다. 엉덩방아를 수천 번 찧을 만큼 열심이만 하면 금메달을 딸 수 있다는 후광효과에 속는 것이다.

정답은 다양한 상황에 맞게 전략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지혜’를 키우는 것이지만, 이것은 또 너무 추상적이고 모호하여 행동으로 옮기기 어렵다. 그래서 외면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추상과 모호함’에 거부감을 가지는가? ‘추상과 모호함’은 행동으로 옮기기 위해 보다 심도 깊은 ‘자신만의 생각과 판단’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추상적 개념을 자신에게 맡게 해석하고 분석해서 자신에게 맞는 행동을 찾아야 한다.

‘스스로 생각하는 힘’, 그것이 전략에서 요구하는 것이다.

그러한 보다 심도 깊은 생각이 어려워서 그저 슈퍼마켓 선반에 전시되어 있는 상품과 같이 ‘성공할 수 있는 10가지 비법’따위를 바란다면 성공은 꿈도 꾸지 마라. 당신이 그것을 사서 실천하는 순간 이미 수만 명의 잠재적 경쟁자들도 똑같은 행동을 실천하고 있을 것이다. 자신과의 경쟁에서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겠지만 타인과의 경쟁, 그리고 불확실성과의 경쟁에서는 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없다. 불행히도 누구에게나 성공을 보장하는 보편적인 성공비법 따위는 세상에 없다.

후광효과라는 세상의 달콤한 유혹에 속지 않기 위해서는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