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인문학 성장전략

‘불확실성’을 다루는 힘, 전략적 통찰력

Image of adult handsome man changing reality

마케터를 위한 이건호의 인문학 칼럼 (24)
저자는 퍼포마스 대표파트너로서 4차산업혁명 및 중국시장전략 전문가이다.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전략자문, 저술, 강연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얼마 전 한 기업의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workshop을 진행하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중요한 환경변화들을 찾아 보았다. 그런데 사람들은 자신에게 영향을 끼치는 환경변화는 잘 찾는 반면, 불확실한 것은 잘 찾지 못한다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 그 이유는 불확실한 것은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래서 불확실한 것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일단, 그런 존재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첫 번째이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중요한 환경변화는 완벽하게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모든 것이 완벽하게 예측 된다면 모든 미래는 현재에서도 이미 알 수 있을 것이다. 기업들은 보통 단 하나의 가능성 높은 미래를 그리고, 거기에 맞추어 전략을 수립하곤 하지만, 그런 전략은 '모 아니면 도' 와 같은 결과를 가져온다. 그래서 유능한 전략가들은 예측 가능한 필연적 환경변화와 예측 불가능한 우연적 환경변화를 섞어서 몇 개의 개연성 높은 시나리오를 만든다.

이 때 필연적 환경변화는 논리적 예측이 가능하므로 서로 비슷하게 예측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우연적 환경변화는 논리적으로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창의적으로 '상상'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들 가지고 그럴 듯한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시나리오다. 여기서 전략가들간의 미래에 대한 통찰력이 첨예하게 부딪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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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는 딸랑 한 개만 그려지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처한 환경의 불확실성 정도에 따라 시나리오를 그려내는 방식과 개 수는 달라진다. 시나리오가 그려지면 그것에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전략을 갖추어야 한다. 그러나 한 기업이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해 각각 전략을 갖추는 것은 비용측면에서 매우 어렵다. 그러므로 어떤 시나리오 하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기본적인 전략을 갖추고 이것을 실행해 가면서 환경의 변화에 따라 그 때 그 때 맞는 전략을 적시에 수립하고 실행해야 하는 방식을 택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략을 환경의 변화에 따라 수시로 변경할 수 있는 ‘전략적 민첩성’이 필요하다.

지금 하는 얘기는 그저 이상적인 수준이 아니고 실제로 선진 기업들은 수행하고 있는 방식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소한 징후에서 미래에 일어날 거대한 환경의 변화를 상상해 낼 수 있는 직관력과 상상력이다. 브라질에서 봄 나들이 나온 한 마리의 나비가 사알짝 날갯짓을 한다. 그런데 이 날갯짓이 기후에 잔잔한 파동을 일으켜 몇 주 뒤에 미국 동부지역에 토네이도가 들이닥친다는, 소위 ‘나비 이론’을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때 아무 생각 없이 봄 나들이 나온 순진무구한 나비의 날갯짓이 바로 ‘우연적 환경요소’인 것이다. 이 이론의 창시자인 에드워드 로렌츠에 따르면, 봄 날에 태어난 수 많은 나비 중 어떤 놈이 토네이도를 불러올 '그 나비'인지 찾아내야 하고 그 놈이 불러올 토네이도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찾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닥쳐 올 미래의 위험(또는 기회)에 미리 대응할 수 있는 것이다.

 

Chrome Carabine with Red Ropes on Sky Background, Symbolizing the Opportunities. Selective Focus.

 

개인들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의 미래에 영향을 미칠 나비의 날갯짓, 즉 우연적 환경요소를 찾아내야 한다. 그리고 그것들이 어떻게 변화해 나가는지를 주도면밀하게 모니터링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서 우연적 환경요소의 변화에 따라 자신의 의지적 대응 즉, 전략을 유연하게 바꿀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앞에 말한 ‘전략적 민첩성’이고 이것을 가지고 있어야 세상에 지배당하지 않을 수 있다. 외부에 대한 의존도를 극히 낮춘 채 자신이 원하는 미래를 창조하거나 적어도 자신이 원하지 않는 미래를 피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막상 미국 동부에 사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토네이도를 불러올 브라질의 나비를 찾아 내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상상이 갈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현실에서는 그게 정말 ‘미국 동부의 토네이도와 브라질의 나비 날갯짓' 처럼 상관관계가 약하지는 않다. 기업이나 개인이나 전략을 세울 때는 시간과 공간 그리고 자신의 입장 등을 고려한 TPO(Time/Place/Occasion)을 먼저 정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정해 놓은 TPO내에서는 사고를 칠만한 나비들을 보다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물론 그 경우에도 직관력과 상상력 즉, '전략적 통찰력'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말이다...

이건호
퍼포마스의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부문 대표. 이전에는 글로벌 컨설팅 회사의 전략담당 임원과 제일기획 펑타이 부사장을 역임했다. 현재 다양한 강연과 왕성한 저술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애자일마케팅, 4차산업혁명 대응 및 중국시장전략 등에 관한 전문성과 관심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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