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문가들은 앞으로 몇 년간 경기침체가 올 것이라고 예상을 합니다. (KDI "한국 내년 성장률 1.8% 그칠 것, 전문가 절반 "한국경제, 2008년 금융위기 비슷하거나 더 어려워")
요즘 금리가 마치 J 커브 모습을 그리고, 급격히 오르는 원-달러환율을 보면 공포감이 밀려올 정도입니다. 따지고 보면, 코로나로 인한 급격한 환경변화가 그 원인이죠. 최근 2~3년간 양적완화에 따른 유동성 증가로 부동산 투자와 고물가, 고용불안과 미국발 대퇴사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 되었습니다. 10여 년만의 두 자리수 금리는 볼 때마다 이상하고, 자장면값은 또 올라서 서울 평균이 약 6400원 (소비자원, 22년10월 기준) 입니다. 기업은 현금을 보유한 채로 보수적인 사업운영 전략을 채택하려고 합니다. 불과 2년여만에 극도로 불확실해진 환경에서 우리는 변화를 두려워할 수 밖에 없습니다.
비가 내리면 피하는 게 상책이죠. 그러나, 우리는 이미 마냥 비를 피하고만 있을 수 없는 매우 변덕스럽고 불확실하고 모호한 세상 – VUCA: 변동성 Volatility, 불확실성 Uncertainty, 복잡성 Complexity, 모호성 Ambiguity 에 살고 있습니다.
비를 피하다가도 빠져나와 비를 맞으며 더 안전한 다른 곳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두렵지만 변화를 만들어 내는 것에는 용기가 필요하고 여기서 긍정의 힘이 작동합니다. 긍정의 관점과 자세는 문제해결의 기본이자 생존능력을 좌우하는 지능의 모체입니다. 긍정적으로 보려고 하면, 아무리 어려운 역경이 있더라도 이겨낼 수 있죠. 변화의 가속이 붙은 환경에 살고 있는 우리에겐 긍정의 힘이 더욱 절실해 졌습니다.
우리는 스스로 환경의 변화를 따라 적응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명제를 진화론을 통해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외부 변화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쇠퇴한 기업들의 예는 무수히 많습니다. 새로운 강자들은 스스로 선제적인 변화를 통해서 시장의 리더가 되어 왔습니다.
기업의 수명에 관한 흥미로운 통계가 있습니다.
더 많은 기업들이 생겨나고 없어집니다.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또 다양해 지고 있습니다.
기업이 존재감을 뿜어내기도 전에 없어지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고, 계속 성장하며 살아남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1977년 잡스가 애플을 설립했을 때, ‘사람이 세상의 변화를 만들 수 있게끔 세상 누구라도 시스템과 구조의 우위에 있어야 하며 애플은 이러한 도구를 만들어 기여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애플은 이러한 초기미션을 비즈니스 환경에 맞춘 전략을 구사하며 계속해서 지키려 해 왔습니다. 존재의 이유죠! 지난 반세기 동안 애플은 막강한 라이벌을 만나고 그 구도는 계속 바뀌어 왔으나, 애플은 늘 버텨왔습니다. 1980년대 IBM과 퍼스널 컴퓨터(PC) 라이벌, 90년대부터 마이크로소프트와 OS 라이벌, 2000년대 블랙베리와 휴대폰 운영체계 라이벌, 현재는 구글 및 메타와 광고플랫폼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라이벌 기업들이 애플을 바라볼 때, 애플은 고객을 바라보았습니다.
결과적으로 IBM은 PC사업을 Lenovo에 매각했고, Blackberry는 휴대폰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했습니다. 2021년 애플은 앱 추척 투명성 정책을 시작했습니다. 메타의 주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하네요. 참고로 광고 매출비중은 각각 Meta 98% 애플 1% 입니다.
애플에게 있어서 지금 누구와 경쟁하는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대신 고객과 약속한 애플의 미션을 지키고 핵심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대의명분을 지키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예를 들어, 앱투명성 정책은 사용자가 데이터 추적과 광고 대상이 되지 않게 결정할 수 있는 권리인데, 사람이 시스템과 구조의 상위에 있도록 하는 애플 철학의 일환입니다.
존재의 목적을 지키고 강화하기 위해 환경에 맞춘 변화전략이 주효했고, 이 것이 애플의 지난 45년을 만들어 온 과정입니다.
ESG는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로서, 기업이 이기적이 되지 않고 사회적 책임이행을 다 하고 있는가에 대한 다각적인 지표입니다. ‘성장중심’에서 ‘장기적 지속가능’ 경영으로 전환하는 것이 그 핵심입니다. 즉, 기업의 존재 목적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독일의 기업 '지멘스 Siemens 는 ESG 경영의 모범이기도 한데요, 이 기업은 NPS (순추천고객지수) 를 가장 중요한 ESG 보고 지표로 사용합니다. NPS 에서 고객의 열렬한 추천은 제품의 품질이나 가치 이상의 내용을 포함합니다.
얼마전 고인이 된 NPS의 창시자 프레드 라이켈트는 여기에 대해 기업의 존재 목적, 기업의 관리 방식, 공동체, 환경, 사회정의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에 대한 정보를 NPS가 반영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이제 시장은 경쟁을 통한 점유율 확보 및 단기적인 이익을 중시하여 주주이익을 극대화하는 주주자본주의로부터, 장기적으로 고객과 관계유지를 통해 가치를 제공하고 기업이 가진 정의로움, 공동체 이념, 환경 기여 등을 중시하는 고객자본주의로 이행하고 있습니다.
기업이 존재 목적을 지키며 고객의 요구에 민첩하게 변화하면서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 하려면, 고객과 고객의 성공에 대해서 대화를 주도하고 그 고객이 기업의 제품을 통한 성공을 경험하도록 변화를 이끌어 내며, 동시에 내부에 피드백을 주어 기업과 제품의 혁신을 촉구하는 긍정의 에반젤리스트가 있어야 합니다.
고객을 상대로 제품을 판매하고 협상하는 영업사원이나 고객에게 제품의 가치를 전달하여 구매 의욕을 고취시키는 마케터가 그 역할을 한다면 고객의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기업은 고객을 만들고, 고객은 기업을 만듭니다.
새로운 고객이 제품사용을 통해 성공하도록 돕는다면, 고객에게 제품을 제공하는 기업도 자연스럽게 성공한다는 말입니다.
2000년대부터 반복매출 모델 (Recurring)이 생겨나면서, 공급자로부터 고객으로의 본격적인 ‘권력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이와 함께, Sales Funnel 이라고 불리우는 영업 깔때기 모델의 비효율이 눈에 띄게 증가했습니다. 깔때기의 바닥, 즉 이미 고객이 된 사람들은 더 많은 선택지를 갖게 되었고 계약기간이 지나면 이탈을 하는 고객 Churn 이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산업은 이러한 경험을 처음 접한 산업이었습니다. 클라우드 이전에는 이른바 Vendor Trap 이 작동하여, 고액의 대금을 선납한 고객은 벤더를 바꾸기가 어려운 환경이었습니다. 클라우드 과금 모델에서는 사용량에 따른 후불 과금이 되어서 고객 이탈이 쉽게 발생되었습니다. 이들은 반복매출 모델(혹은 구독모델)이 성공하기 위해선 고객유지(리텐션)가 필요하다고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계약이 된 이후, 고객으로 전환된 사용자를 유지하고 교차구매를 촉진시키는 활동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계약 이후의 고객에게 지속적으로 가치를 전달하여 구매를 발생시키는 ‘고객성공 Customer Success’ 개념이 탄생했습니다.
‘고객성공 Customer Success’ 은 모든 고객을 에반젤리스트로 만들고 싶어 했던 Vantive 라는 CRM 회사가 처음으로 소개했습니다. 이 회사의 고객은 계약 직전, 2가지의 간단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고객성공 Customer Success 팀은 고객의 기대목록을 만들어 6개월마다 고객이 성공했다고 생각하는지 물었고, 문제가 있는 경우 해당 질문을 재검토하고, 기대치를 재설정하는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이들의 보상은 고객의 성공에 따라 정해졌습니다.
소프트웨어 산업 CSM의 현재 역할을 정의한 기업은 CRM 회사인 Siebel 입니다. (과거 오라클이 인수했죠)
Siebel 은 제품을 사용함으로써 가장 많은 이익을 얻은 고객의 이탈이 가장 낮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더 많은 기능을 채택할 수 있도록 고객에게 소개하고 이를 통해 최대의 가치를 제공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팀을 조직하고 고객성공매니저 CSM 라고 명명했습니다.
대한민국에도 새로운 SaaS 기업들이 등장하면서, 고객성공매니저 CSM의 역할이 주목받기 시작했고 현재 기업의 규모, 단계, 사업모델 등에 따라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 역할은 특히 기업이 혹은 제품이 해결하려는 문제 및 복잡성에 따라서 다릅니다. 예를 들어, Monday.com 과 HubSpot 은 시장과 사용자와 솔루션 복잡성이 다르기 때문에 CSM의 조직과 규모와 역할과 지원기능이 다릅니다.
스타트업의 경우 성장단계까지는 Pre-sales, 고객지원, 온보딩, 교육을 포함한 폭넓은 업무를 수행하지만, 대부분 '기능'의 전달 중심에서 벗어나기는 어렵습니다. 반면, 직원수가 70~80명이 넘어가고 대형 고객이 발생되는 등 사업이 안정화에 접어들면, 고객지원이나 기능적 온보딩에서 벗어나 통계분석을 통한 사용률의 증대 및 적용, 창의적 고객중심 문제해결, 결과지향 컨설팅 등을 제공합니다. 고객의 기여도와 구분에 따라 엔터프라이즈 전담 CSM, 일반시장 CSM, 어카운트 관리등으로 세분화하여 나누어 운영을 할 수 있습니다.
필자는 아직까지 국내의 SaaS 기업 중, 기능 제공을 뛰어넘어 고객중심의 문제해결을 통해 제품의 철학을 제대로 전달하여 고객이익을 극대화한 사례는 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고객성공매니저 CSM은 고객을 유지하면서 고객생애가치(CLV)를 극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최전선에 있습니다.
태생적으로 기업과 고객간에 가교역할을 해야 하는 고객성공매니저 CSM는 기업이 만든 제품의 확실한 에반젤리스트써 고객성공이 고객의 가치제공과 기업의 장기적인 이익을 창출한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고객이 자사의 제품으로부터 최고의 가치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함과 동시에, 더 많이 구매를 할 수 있도록 만든다.’
이러한 역할 수행을 통해, 고객성공매니저는 고객의 변화를 이끌어 성공으로 도달케 하여 기업의 존재 목적을 강화시킵니다. 고객성공매니저 CSM은 변동성과 불확실함과 모호함이 높은 비즈니스 환경에서 기업과 고객 모두의 존재를 빛나게 만드는 핵심조직입니다.
장기적으로 더 나은 미래를 원하세요? 고객성공매니저 CSM 조직을 고려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