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요약, 코로나 마케팅 전략 3가지👨🏫
- 코로나로 달라진 고객의 습관을 파악하라
- 고객이 흘린 데이터 조각에서 그 힌트를 얻을 수 있다
- 위로를 주는 콘텐츠를 제공하라
2020년 초 코로나19 발병 이후 우리 일상은 변했습니다.
이젠 마스크를 쓰는 게 어느 정도 익숙해졌고, 직접 얼굴을 마주하지 않고도 할 수 있는 것이 더 많아졌습니다. 확실히 전보다 키오스크(kiosk, 무인계산기)를 설치한 매장도 더 많아졌습니다. 이러한 변화들이 완전히 새롭지는 않지만, 코로나가 변화의 기폭제 역할을 한 건 분명해 보입니다.
트위터 CEO 잭 도시(Jack Dorsey)는 코로나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지난해 5월 직원들에게 보내는 전사 메일에서 원하면 영원히 재택근무를 해도 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기업도 마찬가집니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선택적 재택근무 등 유연근무제를 앞다투어 시행 중입니다.
영국의 컨설팅 회사 머천트 사비(Merchant Savvy)의 <글로벌 원격근무 분석 보고서, Global Remote Working Data & Statistics, Updated Q1 2020>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20년까지 15년간 전 세계의 원격 근무자가 159% 증가했습니다. 미국 기업의 69%가 재택근무 정책을 시행하고 있고, 영국 기업의 68%가 유연근무제를 도입했습니다. (김용섭 저 <언컨택트> 중 발췌)
코로나 사태로 달라진 고객의 습관을 파악하라
코로나로 재택 근무가 자리잡고, 사람들의 야외 활동은 팍 줄었습니다. 사람들은 스스로 자가격리를 하며 고립된 삶을 선택하는 중입니다. 그러면서 소비 습관도 자연스럽게 변했습니다. 이 변화의 가장 큰 축은 비대면, 즉 언택트 소비입니다.
글로벌 광고 평가 기관 WARC에 따르면 코로나19 발병 이후 4명 중 1명은 전보다 온라인 쇼핑을 즐겼습니다. 또, 코로나 시대의 뉴 노멀(New normal, 시대에 따라 새롭게 부상하는 표준)에 적응한 소비자들이 코로나 이후에도 비대면 구매를 계속 선호할 거라고 예측합니다.
기업들은 소비자의 달라진 습관을 파악하기 위해 눈치를 보고 있습니다.
IAB 코로나19 광고 지출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약 400명의 광고주 중 70%가 계획했던 광고 지출을 중단하거나 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24%의 응답자는 2020년 1, 2분기의 모든 광고비를 중단했다고 답했습니다. TV 등 전통매체 뿐 아니라 디지털 매체의 광고 비용도 줄어 들 수 있다고 보고서는 말하고 있습니다.
잠궈둔 돈은 결국 어딘가 풀어야 합니다. 이런 시기에 효율적으로 예산을 집행하려면 고객의 달라진 생활 습관을 빠르게 정확히 읽어내고 마케팅에 활용하는 기술, 여기에 소비자의 마음에 다가가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국내외 기업들의 사례를 통해 그 힌트를 얻으려 합니다.
비대면 주문결제 시스템을 일찍이 운영한 스타벅스
스타벅스는 모바일 앱 주문결제 시스템 사이렌 오더(Siren Order)를 통해 고객 정보를 수집해 왔습니다. 이 정보는 신제품을 출시 캠페인을 진행할 때, 심지어 스벅의 신규 매장을 낼 때도 판단의 근거가 됩니다.
사이렌 오더의 본체는 디지털 플라위휠이라는 데이터 분석 프로그램입니다. 스타벅스는 2017년부터 디지털 플라이휠(Digital Flywheel)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플라이휠은 동력 없이 관성만으로 회전운동을 하는 자동차 부품을 말합니다. 처음에는 엄청난 추진력이 필요하지만 한번 가속도가 붙으면 알아서 돌아가죠.
디지털 플라이휠의 돌고 도는 각 단계를 이어주는 고리는 고객경험입니다. 고객들이 스타벅스 생태계 안에 계속 머물도록 하는 동기는 훌륭한 고객경험을 적절한 타이밍에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입니다.
가령, 수집한 고객의 주문 데이터를 추적해, 고객이 사이렌 오더를 통해 다시 커피를 주문할 때 그들이 좋아할 만한 신제품 라떼를 추천하는 방식으로 개인화된 경험을 고객들에게 지속적으로 제공합니다. 비대면 주문으로 고객 데이터가 쌓이면 쌓일 수록 스타벅스의 평생 고객 관계 시스템이 만들어지는 겁니다.
스타벅스와 같이 진작부터 데이터 활용에 관심을 가지고 노하우를 익혀온 기업일수록 코로나로 침체된 경제 상황을 조금 더 슬기롭게 이겨내고 있습니다.
스타벅스는 비대면 결제 시스템 사이렌 오더를 발전 중이다, 출처 투데이신문 캡처
고객의 쇼핑 습관을 엿본 11번가의 콘텐츠 마케팅
11번가는 지난해 검색 키워드, 구매 기록 등 고객들의 쇼핑 알고리즘을 분석해 쇼핑 콘텐츠와 최신 트렌드를 제공하는 콘텐츠Lab을 열었습니다. 최신 패션 인싸템, 신규 출시 휴대폰 비교, 아이 취향 저격 신발 등 에디터와 인플루언서들이 만든 콘텐츠를 상단에 노출시켜 온라인 고객이 제품을 구매하게끔 유도합니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으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기업 마케터는 고객이 보고싶은 콘텐츠를 고객의 구매 여정에 적절히 노출한 사례입니다.
AI 기술이 내 일거리를 뺏는 거 아니냐며 걱정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여려 의견들이 있겠지만 디지털 시대의 마케터라면 기술의 발전을 우리에게 유용하고, 이로운 혜택을 주는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결국 다 내 실력인가..😅) 기술이 업무에 잘 활용되면 11번가의 사례처럼 사람은 창의적인 업무에 더 몰입할 수 있습니다.
고객이 혹할 만한 기사를 골라 보여준다, 출처 11번가
이럴 때일수록 웃음이 필요하대..!
크리스마스 연휴를 맞아 해리포터 시리즈를 정주행했습니다.
5편 불사조의 기사단을 보면 최종 빌런이자 해리포터의 정적인 볼드모트(이름을 불러서는 안 되는 자👽)가 돌아온 직후의 암울한 시대상을 보여줍니다.
가게들이 대부분 문을 닫아 썰렁합니다. 반면 론 위즐리의 쌍둥이 형인 조지와 프레드가 운영하는 장난감 가게는 손님들로 붐빕니다. 가게 안은 구토 맛이 나는 사탕, 도청 가능한 늘어나는 귀, 어둠을 먹는 자들(볼드모트의 추종자를 일컫는 작중 표현)을 조롱하는 과자가 선반에 가득합니다.
출처 포터헤드POTTERHEAD Youtube
2021년 새해 벽두까지 코로나가 올지는 그 누구도 몰랐습니다. 앞으로 코로나가 언제까지 계속될지도 아무도 모릅니다. 이렇게 눈 앞의 일을 예측하기 어려운 시기 우리는 쉽게 약해지고 우울한 감정을 느낍니다.
최근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도 생겼죠!
코로나19로 인해 행동이 멈춰진 사람들이 쉽게 스트레스를 느낀다는 뜻입니다. 이제는 코로나 블루를 넘어 코로나 앵그리라는 표현도 나왔습니다. 장기화된 불안과 우울함은 사람들을 무기력하게 만들고, 심하면 신경질적인 행동으로 이어진다는 건데, 어쩌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서로 기댈 수 있는 어깨를 빌려주고 잠시 웃어보이는 일입니다.
돌이켜보면 기업은 어려운 시기에 소비자의 결핍을 채워주는 마케팅 전략을 구사했습니다. 견디기 힘든 상황을 잊게 만드는 초현실적 마케팅도 사랑 받았지만, 현실을 벗어나지 않으면서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이 최근 사람들의 공감을 사는 것 같습니다.
트위터의 위트 있는 마스크 착용 캠페인
글로벌 광고 전문 매체 애드위크(Adweek)에 따르면 트위터는 코로나 확산을 막는 캠페인을 재치있는 옥외 광고로 선보였습니다. 트위터 사용자들이 실제로 올린 재치있는 트윗들을 선정한 뒤 미국 곳곳에 있는 건물, 해변 주위를 떠 다니는 바지선, 길바닥 등에 마스크 착용을 독려하는 대형 아웃도어 광고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광고판에는 "마스크를 얼굴용 비키니로 생각해 보라," "사람들은 마스크를 쓴 사람을 더 매력적으로 여긴다는 것을 기억해," "마스크의 가장 장점은 길에서 노래를 불러도 이상한 사람처럼 보이지 않아."와 같은 재미있는 트윗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마스크 멋진데라는 말이 새로운 작업 멘트인가요? 트위터 옥외 광고
그래 시애틀, 망할 마스크를 코 위까지 써야해. 트위터 옥외 광고
사람들이 지나가다 피식 웃으면서 동시에 트위터를 떠올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트위터 CMO(Chief Marketing Officer, 최고 마케팅 책임자) 레슬리 버랜드(Leslie Berland)는 트위터 유저들이 말을 가장 재미있게 한다며, 이러한 내용으로 마스크 착용 캠페인을 진행할 수 있어 기쁘다고 인터뷰에서 말했습니다.
재택 근무러들의 공감을 산 애플🍎의 광고
애플의 WFH(Work From Home, 재택 근무) 광고입니다. 회사가 아닌 집에서 일하고 있는 수많은 직장인들의 현실 공감(?)을 받은 영상입니다.
재택 근무를 하는 직장인의 공감을 사는 애플의 WFH 영상, 출처 Apple Youtube
일주일 내에 디자인 시안 PT 발표를 준비하는 팀원들의 재택 근무하는 모습을 시트콤처럼 재미 있게 표현했습니다. 참고로, 영상에 등장하는 4명의 팀원들은 이전 애플 영상에도 등장했습니다. 당시엔 사무실 컨셉이었는데 이번에는 각자의 집에서 벌어지는 장면들을 카메라에 담았죠.
상사의 데드라인이 떨어진 직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팀원들은 각자의 전투를 벌입니다.
업무용 아이패드를 수시로 가져가는 아이와 놀아주며 구매팀 직원과 예산 문제로 통화를 하고, 엄마가 차려준 미트볼을 먹으면서 친환경 디자인 시안을 생각해내고, 짐볼 위에 앉아 화상으로 팀원들과 브레인 스토밍을 진행합니다.
무대가 집으로 옮겨졌을 뿐 상사와 동료, 브레인스토밍 회의, 그룹 채팅을 통한 문서 공유, 예산 삭감 문제 등은 '코로나에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어'라고 영상은 말하고 있습니다.
영상 중간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물건의 길이를 측정하고, 스캔 문서를 공유하고, Siri를 활용하는 장면이 계속해서 등장하는데, 이미 영상의 이야기에 푹 빠져서 그런지 그런 장면을 볼 때 '역시 애플'이라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조니 워커의 위안과 희망을 주는 200주년 광고
프리미엄 주류 기업 DIAGEO의 스카치 위스키🍸 브랜드 조니 워커가 지난해 창립 200주년을 맞았습니다.
이 2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브라질의 한 광고 회사가 조니 워커의 광고를 제작했는데요. 현재 코로나를 겪는 모든이들에게 위안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동시에 준 탁월한 광고라고 생각합니다.(아래 우주 사진의 주석에 있는 AlmapBBDO 유튜브 링크를 누르면 광고를 볼 수 있습니다.)
#1 광활한 우주, 지구로 향하는 수많은 소형 우주선들이 화면에 잡힙니다. #2 주인공과 그의 동료 한 명이 초조한 눈빛으로 우주선 안에 타고 있습니다. #3 우주선이 대기에 접근하면서 우주선 기체가 불꽃에 휩싸입니다. #4 무사히, 육지에 착륙한 주인공은 다른 우주선들이 뒤를 따라 착륙하는 장관을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5 가족과 친구의 품으로 돌아온 그들은 살을 부딪치고 눈을 바라보며 위스키를 즐깁니다.
코로나 삶을 우주 비행에 빗댄 조니 워커의 200주년 광고, 출처 AlmapBBDO Youtube
영화를 보는 것만 같은 2분 30초짜리의 이 광고는 우주 비행사들의 모습에 우리를 투영합니다. 작은 우주선에는 한 명, 많아야 두 명이 탑승하는데, 수많은 우주선들이 물리적 접촉 없이 비행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코로나 발병 이후 록다운(Lockdown) 하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우주선이 대기로 진입할 때 극한의 온도를 이겨내는 것처럼, 인류가 지금의 코로나 사탤 이겨내고 다시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오는 건 쉽지 않다는 사실도 보여줍니다.
이 광고는 오버뷰 이펙트(Overview Effect, 아주 높은 곳에서 큰 그림을 보고 난 후에는 가치관에 변화가 일어남)를 모티브로 합니다. 미국 작가 프랭크 화이트가 처음 쓴 말로 보통 우주 비행사들이 과거에 자신의 가족, 친구, 사는 동네 등만 신경쓰던 좁았던 시선이 우주를 다녀온 뒤에는 인류에 대한 사랑과 친밀감으로 확대되는, 공통의 경험을 했다는데 착안해서 나온 신조어입니다.
NASA에 따르면 현재까지 600명이 조금 안되는 인류가 우주를 경험하고 돌아왔습니다. 지금 이 순간 우주를 떠다니는 비행사👩🚀는 7명입니다.
이 우주 비행사들이 완전히 고립된 상태로 긴 시간 우주 공간을 돌아다니다 지구로 돌아왔을 때, 초월의 경지에 이르게 되는 신기한 경험을 한다고 합니다.
조니 워커는 지금 우리 모두가 우주 비행사들처럼 우주를 떠돌고 있고, 오랜 시간 격리된 생활을 하며 기존에 느껴보지 못한 감정을 이겨내다 머지않은 훗날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왔을 때, 우주를 비행하고 복귀한 그들처럼 새로운 가치관과 더 나은 태도를 가지게 될 것이라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광고에 담았습니다. "너 혼자가 아니야, 그리고 우리는 같이 이겨낼 거야."
광고에는 엔지니어이자 NASA의 우주 비행사였던 존 대니 올리바스(John D. Olivas)가 직접 내레이션에 참가했습니다. 실제로 우주를 두 번 다녀온 그의 담담한 어투가 인상적입니다.
지구로 돌아왔을 때 새로 태어난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느껴보지 못한 강렬한 기분입니다.
당연하게 여기는 모든 것을 감사히 느끼게 됩니다.
머지 않아 우리의 삶은 다시 한번 가능성으로 충만해질 겁니다.
제가 느꼈듯이 우리 모두는 그렇게 느낄 겁니다.
저는 경험해봤습니다.. 절 믿어보세요!
코로나 시대, 바뀐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을 데이터를 통해 읽어내고 공감의 화법으로 코로나 마케팅을 실시하는 국내외 기업들의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들의 사례를 자주 참조하고, 인사이트를 민첩하게 행동으로 옮기는 실행력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한 달에 한 번, 님에게 국내외의 흥미로운 디지털 마케팅 소식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트렌드, 그에 관한 인사이트를 전하도록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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