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자일 마케팅 전략, 마케팅이 민첩해져야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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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9월 30일

전통적으로 마케팅은 Big strategy-Big launch-Big budget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가령, 대기업에서 야심 만만하게 준비한 신규제품 출시를 상상해 보자. 우선, 신규제품의 마케팅 전략을 꼼꼼하게 수립할 것이다.

값비싼 리서치와 컨설팅 회사를 고용해서 사전 시장 조사를 통해 시장 세분화, 목표고객 설정, 경쟁사 대비 제품 포지셔닝 등의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다음에는 더욱 세밀하게 소위 4P, 가격(Price), 유통(Place), 제품구색(Product), 프로모션(Promotion) 등의 마케팅 전술을 수립한다. 이렇게 신제품의 성공을 위해 수립된 Big Strategy의 기조 하에 광고 에이전시들은 제품 론칭과 함께 온오프라인의 이벤트와 ATL 광고를 기획/디자인하여 제품이 시장에 첫 선을 보이는 D-day만을 기다리게 된다.

드디어 D-day, 시장에 신제품이 화려한 이벤트와 함께 선을 보인다. 바로 Big launch 인 것이다. 유명 연예인과 모델이 총출동한 오프라인 행사와 동시에 전국적으로 TV, 신문과 주요 온라인 미디어에는 신제품이 세상에 탄생했음을 알리는 광고가 오픈된다.

신제품 기획과 함께 이러한 마케팅 전략은 동시에 기획되고 오랜 기간의 전략 가설 수립 및 시장 조사를 통한 검증을 거치면서 준비된 것이기에 론칭 이후에도 이러한 전략은 한 동안 지속된다. 또 전략과 전술, 광고 등의 기획, 설계에 엄청난 비용(Big Budget)이 지출되기 때문에 최소한 5-6개월 정도 시장에서 실행을 해 본 후 성과를 측정하게 된다.

 

애자일마케팅

 

세상이 그럭저럭 미래를 예측해 낼 수 있을 만큼 불확실성이 높지 않던 시절에는 이런 Big Strategy-Big Launch 방식이 잘 먹혔다. 그러나 지금처럼 사업을 하는 데 있어 불확실성이 잔뜩 끼어 있는 시절에는 그런 Big-Big 방식은 리스크가 관리하기 어려울 만큼 크다. 시간과 비용을 들여 전략을 만들고 있는 그 순간에도 시장의 구도가 변하기 때문이다. 3개월이 걸려서 만들어진 마케팅 전략은 1-2개월 전에 시장에서 통했을 그런 전략이 되어 버린다. 그렇게 타이밍을 놓쳐서 실패한 사례는 너무나도 많다.

그래서, 이제는 마케팅도 민첩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 즉, 환경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센싱하고, 현시점에서 내디딜 수 있는 다양한 옵션들을 재빨리 탐색하고, 최적의 옵션을 결정하여 실행으로 옮기는 역량이 필요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최적(이라 판단한)의 옵션을 실행하는 와중에도 피드백을 반영하여 진로를 변경할 수 있는 역량, 즉 민첩함Agility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민첩함이 극대화된 소위 ‘애자일마케팅(Agile Marketing)은 다음과 같다.

 

애자일 마케팅

 

Big Strategy 대신 Little Strategy를 수립한다. 이것을 다양한 마케팅 캠페인으로 나누어서 1-3개월 사이에 신속하고 짧게 실행하고 그 결과를 평가한다. 그리고 이러한 전략수립-실행의 평가에서 얻은 고객 인사이트 등을 반영하여 다시 리틀 디지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똑같은 방식으로 실행하는 것이다.

이러한 ‘리틀전략수립-신속/단기실행’을 1-3개월 term으로 반복적으로 수행하여 이것이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으면 한동안 지속하고, 반대로 시장에서 원하지 않는 반응을 얻으면 다른 마케팅 캠페인을 해 나가는 것이 애자일마케팅의 방식이다. 이렇게 작은 전략을 신속/단기 실행하는 이유는 시장의 변화들을 마케팅에 적절히 반영하기 위해서다.

전통적인 마케팅 방식은 처음부터 명확한 목표를 정해 놓고, 현 시점에서 목표까지 직진할 수 있는 최선의 계획을 세워서, 계획대로 실행하는 것이다. 그러나 애자일 방식은 지금 시점에 세운 장기 목표는 불확실성이 내포한 다양한 변수들에 의해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오늘 목표를 세웠더라도 내일이면 환경이 변해서 그 목표가 사라지거나 의미가 없는 목표가 될 수 있음을 감안하여, 오늘은 바로 눈 앞에 보이는 확실한 리틀 목표를 달성하고 그 목표 위에 올라서서 다음 목표를 무엇으로 할지 정하는 것이다.

이는 마치 강을 건널 때 널찍하고 튼튼한 다리를 지어서 강을 건너느냐, 징검다리로 강을 건너느냐 하는 문제와 비슷하다. 전통적인 방식은 강 건너 도착해야 할 목표지점을 정하고, 현 지점에서 거기까지 다리를 놓을 최선의 계획을 세운 다음, 계획에 따라 다리를 건설하는 것이다. 그리고 다리가 완성되면 건너가면 된다. 환경의 변화가 극심하지 않을 때는 당연히 이 방법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강 주변에 불확실성의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 있어 처음 정한 목표 지점이 안전한지 위험한지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는 당장 눈앞에 보이는 확실한 지점에 징검다리를 하나 놓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 첫 번째 징검다리 돌 위에 서서 그 다음 징검다리 돌을 어디에 놓을 지 찾아야 한다. 당신이 첫 번째 징검다리 돌을 놓는 순간 물살이 방향이 바뀌기 때문에 두 번째 징검다리 돌을 놓을 최적 자리는 그때가 되어서야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렇게 ‘지금/여기’에서 가장 확실한 목표를 하나 둘씩 달성해 나가다 보면 어느 새 강을 건너게 되고 그 때 도착한 그곳이 실제 목표 지점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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