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인문학 게으름 성장전략

‘지적 게으름’에서 벗어나기

Businesswoman working on laptop in the office

당신은 知的으로 얼마나 부지런한가? 그것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간단한 테스트를 해보면 된다.

어떤 사람이 아이를 위해 야구 배트와 공을 샀다. 전부 해서 11,000원을 주었다. 그런데 야구 배트의 가격이 공의 가격보다 10,000원 더 비싸다고 한다. 그렇다면 공의 가격은 얼마일까?

 

누구나 머릿속에 언뜻 ‘1,000원’이라는 답이 떠오를 것이다. 그러나 잘 알겠지만 틀렸다. 간단한 계산으로 풀면 공의 가격은 500원이다.

 

이 간단한 테스트를 통해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얼마나 논리적이지 못한지 깨달을 수 있다. 공의 가격이 1,000원이라고 결론을 내려 버린 사람들은 대답의 정확성을 적극 확인하지 않았다. 지적으로 조금만 노력하면 거부할 수 있었던 직관적 대답을 그냥 승인해버린 것이다. 또한 명백한 사회적 단서도 놓쳤다. 그들은 누군가 이렇게 쉽고 간단한 문제를 내는 이유를 궁금해 하고 의심해야 했다.

 Businesswoman working on laptop in the office

이러한 지적 노력에 드는 수고와 비용은 매우 낮은 편이다. 근육이 약간 긴장되고 동공이 확대된 상태에서 불과 몇 초만 정신적 노력을 기울이면 황당한 실수를 피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의외로 수많은 사람들이 과도하게 자신감을 갖고, 자신의 직관을 상당히 많이 믿는 경향을 보인다. 그들은 지적 노력을 최대한 아끼려고 한다. 그러나 머릿속에 바로 떠오르는, 피상적으로 그럴 듯한 대답을 수용하고 싶은 유혹을 느끼지 않아야 훨씬 더 어려운 문제들을 풀 수 있다. 생각을 중단해버릴 정도로 쉽게 만족해버리는 태도는 문제가 있다. 이렇게 지적으로 자기 감시 self-monitoring능력이 낮은 경우를 ‘지적(知的) 게으름’이라고 부른다.

 

지적으로 게으른 사람들은 어떤 결론을 사실이라고 믿을 때 결론을 뒷받침하는 듯한 근거까지도 덩달아 쉽게 믿어버린다. 심지어 그 근거들이 옳지 않은 경우에도 그렇다. 우리 사회에 그토록 많은 의혹과 음모론이 난무하는 것은 지적 게으름이 한 몫을 하기 때문이다. 물론 의혹과 음모론이 만들어 지는 것은 불순한 의도에 의해서이지만 그것이 사회적으로 퍼져 나가는 것은 ‘지적 게으름’ 때문이다.

 

“김씨네 꽃가게에서 파는 장미는 빨리 시드니까 절대 사지마, 왜냐 하면, 장미는 꽃이잖아, 그런데 어떤 꽃들은 빨리 시들잖아, 그러니까 김씨네 꽃가게에서 파는 장미도 빨리 시들 수 밖에 없거든… , 그러니까 절대로 사지마” 이 주장은 어떤가? 김씨에게는 그야말로 음모론이다. 빨리 시드는 꽃들 중 장미가 없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있다 해도 그게 꼭 김씨가 파는 장미라고 확신할 수 없다.

Lessons Learned written on a chalkboard

방망이 문제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그럴 듯한 대답이 즉시 떠오른다. ‘음, 그래 김씨가 불량 장미를 팔고 있었구나, 사지 말아야지’. 그런 경솔한 답을 극복하려면 애를 써야 한다. ‘이것이 사실이다!’라는 생각을 계속 유지할 경우 논리를 확인하기 어려워지고, 그렇게 되면 사람들은 문제를 충분히 심사숙고 하지 않는다.

 

지능은 추론 능력이지만 기억 속에서 적절한 재료를 찾아내고, 필요할 때 주의를 기할 수 있는 능력이기도 하다.그러나 누구나 야구 배트 문제에서 직관적인 답을 확인하기 위해 속도를 늦출 수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가능한 모든 관련 사실에 대한 기억을 적극 찾아내기 위해 속도를 늦출 수 있는 선택권을 가지고 있다. 이런 의도적인 확인과 검색이 지적 부지런함이다.요즘처럼 사소한 일에까지 의혹과 음모론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지적 게으름은 어떤 면에서 죄이다. 이 죄를 모면하고자 하면 지적으로 보다 ‘적극적인’사람이 되어야 한다. ‘지적으로 보다 적극적’이라 함은 더 경각심이 많고, 피상적인 대답에 만족하려 하지 않고, 자신의 직관을 자주 의심한다. 즉 더 합리적이라는 의미다.

 

마케터를 위한 이건호의 인문학 칼럼 (31)

저자는 퍼포마스 대표파트너로서 4차산업혁명 및 중국시장전략 전문가이다.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전략자문, 저술, 강연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이건호
퍼포마스의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부문 대표. 이전에는 글로벌 컨설팅 회사의 전략담당 임원과 제일기획 펑타이 부사장을 역임했다. 현재 다양한 강연과 왕성한 저술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애자일마케팅, 4차산업혁명 대응 및 중국시장전략 등에 관한 전문성과 관심을 가지고 있다.

‘믿음’이 최후의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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