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터를 위한 이건호의 인문학 칼럼 (11)
저자는 퍼포마스 대표파트너로서 4차산업혁명 및 중국시장전략 전문가이다.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전략자문, 저술, 강연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프로 운동선수들은 자기 시간 중 20%를 시합에, 80%를 훈련에 투자한다. 한 조사에 의하면 대부분의 회사원들은 자기 시간의 99%를 일에, 1%를 자기계발에 투자한다. 운동선수로 치자면 거의 연습도 하지 않고, 시합에 임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 ‘레버리지 씽킹’, 혼다 나오유키
언뜻 그럴 듯한 애기처럼 들린다. 그러나 우리는 좀 더 큰 그림을 볼 수 있어야 한다. 회사원들과 프로 운동선수를 이처럼 직접 비교하는 것은 자체가 무리다. 프로선수는 늘 시합이 있는 것이 아니다. 어차피 시합은 자신의 시간에 20% 정도만 차지할 뿐이다. 그러니 나머지는 80%는 훈련을 할 수 있다. 따지고 보면 그 훈련도 ‘일’인 것이다. 게다가 20%의 시합으로도 충분한 수입을 창출하기 때문에 80%의 시간을 마음 편하게 연습에 투자할 수 있다.
그러나 회사원은 사정이 다르다. 회사원은 회사에 하루 8시간을 팔고 급여를 받는다. 계약에는 하루 8시간이지만 현실적으로는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회사를 위해 쓸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하루 중 쓸 수 있는 시간의 99%를 일에 투입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 시간의 주인이 자신이 아니라 회사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99%의 시간을 일에 투자해도 원하는 만큼의 수입을 창출하기 어렵다. 그러니 그런 구조적 문제를 도외시한 채 좋은 얘기를 늘어 놓아봐야 그다지 가슴에 와 닿지 않는다. 회사라는 조직에 있는 한, 프로선수처럼 살기 어렵다. 그렇다고 회사를 뛰쳐나온다고 다 프로선수처럼 될 수도 없다.
프로선수에게는 자신의 ‘분야’가 있다. 또 프로 수준까지 되려면 그 분야에서 자신만의 필살기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필살기가 있다고 해도 그것이 다른 선수들에 비해 차별화 되어 있지 않다면 프로선수라 해도 별 볼일이 없다. 게다가 20%의 선수들이 전체 성과 80%의 창출하고 그 만큼 수입도 가져 간다. 몇몇 스타 선수들은 천문학적 연봉을 받지만 하위권에 있는 선수들은 회사원의 연봉만도 못하다. 사실 실력의 차이는 연봉의 차이만큼 나지 않는데도 말이다. 시즌 이 끝날 때 마다 성적이 부진한 선수들은 언제 퇴출될 지 모른다. 퇴출되어도 노조에 하소연할 수도 없다.
그나마 회사에서는 동료들 간에 프로선수 만큼의 연봉차이는 나지 않는다. 또 프로선수들만큼 퇴출의 불확실성이 높지는 않다. 시간의 99%를 회사에 팔았기 때문에 회사가 그 정도는 보장해 주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런 보장에 안심하지 마라. 어차피 세상은 점점 극단화되고 있다.
현재 산업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회사원들도 프로선수들처럼 ‘극단화’ 되어가고 있는 징후가 뚜렷하다. 금융권이 그 좋은 예이다. 경제의 주도권이 자본가에서 경영자, 그리고 이제는 능력 있는 개인으로 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시대의 흐름 위에서 Big Picture를 보면 문제의 본질이 드러난다.
본질은 당신이 프로선수냐, 회사원이냐가 아니다. 본질은 당신에게 ‘필살기가 있느냐, 없느냐’, 그리고 있다면, ‘그것이 차별화되어 있느냐, 없느냐’이다. 결국 직장인에게 시간을 투자하여 뭔가를 준비하라는 것은 자신만의 필살기를 준비하라는 말이다. 그것도 차별화가 되는 필살기를 말이다.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당신은 ‘당신만의 차별화된 필살기’를 갖추고 있는가? 만약 필살기가 없다면, 또는 필살기가 있어도 차별화가 부족하다면, 서둘러라. 세상은 점점 극단화되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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