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인문학 성장전략

Trade-off 를 극복하지 말라, 전략적으로 활용하라

tradeoff

 

가격과 품질은 원래 trade-off 관계였다.

품질에서 경쟁력을 올리면 가격의 경쟁력이 내려가고, 가격 경쟁력을 올리면, 즉 싸게 하면 품질 경쟁력도 내려간다. 세상에는 가격과 품질뿐만 아니라 ‘Trade-off 관계’에 있는 것들이 여러가지가 있다. 그런데 그게 최근에는 그 Trade-off 관계가 깨졌다. 가격이 제일 싸면서 품질도 평균이상이 되는 기업들이 생긴 것이다.

이것을 경영학에서 아웃페이싱(outpacing) 전략이라고 한다. outpacing그러나 이 굉장해 보이는 아웃페이싱 전략은 결코 오래가지 못한다.

모방 당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지구상 존재하는 그 어떤 생명체보다 모방에 능하기 때문에 모방하고 싶은 것들은 언젠가는 기어이 모방하고 만다. 경쟁자가 모방하면 할수록 그 방식은 상대적 우위를 창출하기 어려워진다.

그러면 어떤 전략이 모방 당하지 않을까? 아이러니하게도 모방이 어려운 전략은 기어이 모방 당하고 만다.

정작 모방 당하지 않는 전략은 모방의 동기를 주지 않는 전략이다. 가격과 품질에서 모두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즉 Trade-off 법칙을 극복한 경영방식은 누구나 탐을 낼 수 밖에 없다. 망설이고 말고 할 이유가 없다. 할 수 있다면 당연히 따라 할 것이다. 아니 지금은 할 수 없어도 언젠가는 모방할 것이다. 동기가 확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격만 싸거나, 품질만 좋거나 양자택일을 하면 경쟁자들은 그것을 모방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고민하게 된다. 적어도 무조건 따라 하지는 않는다. 양자택일을 한 방식은 아무에게나 무차별적으로 모방의 동기를 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Trade-off라는 법칙은 결코 극복되어야 할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Trade-off가 있기 때문에 ‘차별화’라는 것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방면에서 압도적인 역량을 가졌다면 굳이 Trade-off 법칙을 이용할 필요 없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무조건 이것도 잘 하고, 저것도 잘하기보다, 경쟁자의 모방 동기를 줄이기 위해서 어디에 더 집중할 것인지를 잘 선택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전략적 선택’이다.

우리네 삶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삶은 사업과는 달라서 Trade-off 관계에 있는 것들을  다 잘하고 그것을 다른 사람들이 모방한다고 해서 나의 행복을 빼앗기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Trade-off 관계에 있는 것들을 다 잘 하겠다는 자세는 삶에서도 문제를 일으킨다.  

자유를 버리고 권력을 가질 것인가, 권력을 포기하고 자유를 가질 것인가의 문제를 보자. 어떤 이들은 그 둘 다를 가질 수 있다고 하지만 그것은 논리적인 모순이다.  왜냐하면 권력에는 항상 책임과 의무가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책임과 의무를 치르지 않는다면, 올바른 권력이 아니고 그렇기 때문에 오래 갈 수 없다. 그것은 부작용을 일으켜 자유마저 빼앗아 간다. 그렇게 되면 자유도 권력도 가지지 못하는 최악의 상태에 이르게 된다.

누군가 조직의 정점에서 권력과 자유를 다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면, -가령 개인회사의 오너- 자세히 보라.

그의 뒤에 버티고 있는 책임과 의무의 거대한 그림자가 보일 것이다. 어떤 자리가 자유와 권력을 다 누릴 수 있다면 호시탐탐 그 자리를 노리는 경쟁자들 때문에 그 자리의 주인은 항상 자주 바뀔 수 밖에 없을 것이다.  

Trade-off 관계에 있는 것을 다 가지려 들지 마라. 한 순간 그렇게 할 수 있다 해도 오래가지 않는다. 대신 하나를 양보하고 자신에게 상대적으로 더 귀중한 하나를 선택하라. 사업에서던 삶에서던 경쟁자와 모순으로부터 자유로운 자신만의 길을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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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하라, ‘Trade-off’는 전략적 삶을 위한 중요한 원칙이다.

이건호
퍼포마스의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부문 대표. 이전에는 글로벌 컨설팅 회사의 전략담당 임원과 제일기획 펑타이 부사장을 역임했다. 현재 다양한 강연과 왕성한 저술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애자일마케팅, 4차산업혁명 대응 및 중국시장전략 등에 관한 전문성과 관심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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