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중독보다 무서운 긴급성 중독

물론 긴급한 일들을 하지 말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 인생에서 긴급한 일들을 어떻게 피해갈 수 있겠는가. 다만 거기에 중독되어 긴급한 일에만 매달려 살지 말라는 것이다. 누가 그렇게 살기를 원하느냐고? 상황이 그렇게 되니 어쩔 수 없지 않느냐고? 그렇지 않다. 긴급성에 중독된 사람들은 시간이 나도 긴급하지 않은 일들에는 무관심하다. 긴급하지 않은 일은 쫓기는 부담이 없어서 굳이 해야 한다는 각성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긴급성에 중독되면 하루 하루는 열심히 산 것 같지만 한 달, 일 년의 관점에서 보면 늘 제자리를 뛰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긴급성에 중독되어 있으면 평생 자신 꿈을 찾아 가기 어렵다. 전략적 삶에서 다루는 미래형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미래에 발생할 개연성이 높은 미래형 문제는 이미 발생한 현재형 문제와 달리 긴급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꿈이나 미래형 문제야말로 인생에서 진정 중요한 것이다. 한 걸음이라도 앞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긴급하지는 않고 오로지 ‘중요한’ 일에 늘 일정한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그렇게 하다 보면 점점 긴급함이 섞인 일들이 줄어들게 된다. 그래서 더욱 중요한 일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우선순위이다. 선순환에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세상에 휘둘리지 않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이렇게 자신의 시간적, 정신적 에너지의 일정 부분을 꾸준히 긴급하지 않으나 중요한 일에 투자할 수 있어야 한다.

요즘 내가 그렇다.

여기저기서 긴급한 일들이 좀 생기다 보니 정작 늘 해오던 중요한 일에는 에너지를 배분하지 못한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는 잠깐 긴급한 일이 없을 때가 생겨도 중요한 일에 신경쓰기 보다는 그저 넋 놓고 쉬는 경우가 많아진다. 긴급한 일로 인해 받은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내 마음은 나에게 “너는 하루 종일 생계를 위해 뭔가를 하느라 시달렸고 이제 여유 시간이 있으니 좀 쉬어도 돼”라고 한다. 틀린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그 중독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면 단기적 성공은 가능해도 장기적으로는 자신의 역량이 전혀 강화되지 않는 사상누각의 상태를 유발한다. 이미 나는 한 번 뼈저리게 경험해 보았다. 돈을 좀 적게 벌더라도 긴급한 일을 줄이고 자신의 미래를 위해 자신만의 필살기를 익히는 일에 시간을 써야 한다.

그래서 하루 동안 자신이 하는 일을 긴급성과 중요성의 매트릭스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 평범한 사람들은 ‘긴급하면서 중요한 일’이 제일 많고 다음으로는 ‘긴급하나 중요하지 않은 일’, ‘긴급하지 않으나 중요한 일’, 긴급하지도 중요하지도 않은 일’의 순일 것이다. 그러나 보다 전략적으로 살기를 원한다면, 가장 신경을 써야 하는 분야는 바로 ‘긴급하지 않으나 중요한 일’이다. 하늘이 무너져도 여기에 하루 중 1-2시간의 일정한 시간을 매일 할애해야 한다. 긴급성이라는 각성상태가 해소되면서 생기는 무기력을 극복하면 하루 중 1-2시간은 반드시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래야 마약 중독보다 무서운 긴급성의 중독에서 벗어나서 당신의 꿈에 보다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