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인문학 성장전략

‘모방’ 을 무시하지 말 것

imitation

마케터를 위한 이건호의 인문학 칼럼 (17)

저자는 퍼포마스 대표파트너로서 4차산업혁명 및 중국시장전략 전문가이다.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전략자문, 저술, 강연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비록 요즘 사회 분위기가 모방에 대해 부정적인 듯 해도, 이 단순해 보이는 모방이라는 도구는 여전히 여러 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일단 모방할 수 있는 생물은 그렇지 못한 생물에 비해 선택의 여지가 많다. 누구를 모방하지 않고 스스로 학습하는 것이 유리할 때는 학습을 하고, 혼자 실험하고 학습하는 것이 비용이 많이 들고 부정확할 것 같을 때에는 그냥 누군가를 모방하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모방에 의존하는 생물은 항상 스스로 학습만 할 수 있는 생물보다는 오류를 줄일 수 있었다. 이는 또한 그들로 하여금 더 자주 모방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반면, 모방이 불가능한 생물은 유전자를 통해 전달된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 다음에 그들은 학습하여 행동을 개선할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이 죽을 때, 그들이 개선한 것도 그들과 함께 사라지며, 그들의 자식들은 다시 유전적으로 부여 받은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반면, 모방할 수 있는 생물은 이미 학습으로 개선된 그들 부모의 행동을 습득할 수 있다. 따라서 모방자는 개인적인 학습만 하는 존재보다 더 나은 개선을 이루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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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해 보이는 모방 능력이 바로 인류가 다른 동물들에 비해 질적으로 다르게 진화할 수 있었던 핵심 도구였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보통사람들이 성공한 사람에게 이끌리는 것은 분명 진화적으로 이치에 맞다. 누가 성공한 사람인지 결정하는 것은 어떻게 해야 성공하는지를 알아내는 것보다 훨씬 쉽다. 비록 성공한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하여 성공했는지 전혀 모르더라도 당신은 성공한 사람을 단순히 모방함으로써 성공을 가져온 행동을 습득할 가능성이 있다. 적어도 성공이 문화적으로 전달될 수 있는 특성에서 비롯되는 한, 성공한 사람들의 모든 것을 정확하게 모방할 수만 있다면 성공한 사람이 되는 것은 시간 문제인 것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 심지어는 기업조차도 처음에는 더 잘하는 상대를 모방하면서 성장해 나간다.

그러므로 ‘자기와의 경쟁’을 통해 어제보다 나은 내일을 살고자 하는 사람들은 항상 자신이 모방할 수 있는 롤모델을 가지고 있으면 좋다. 그리고 롤모델은 하나일 필요는 없다. 분야 마다 롤모델이 있을 수 있다. 건강과 몸매에는 A라는 사람, 직장에서는 B라는 사람 등등. 너무 많으면 모방하기가 혼란스럽겠지만 몇 가지 핵심 분야에 2-3명의 롤모델은 항상 가지고 있는 것이 자기계발을 위해 좋은 것이다.  

그런데 환경의 변화가 심할 때는 모든 것을 모방으로 해결하려 한다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세상이 빠르게 변하면 엄마아빠에게 쓸모 있던 것은 나에게는 아무런 도움이 안되기 때문이다. 이런 환경에서는 아무리 오류가 많아도  구식으로 행동하는 누군가를 흉내 내는 것보다는 스스로 학습하여 창조하는 것이 나을 수 밖에 없다. 요즘은 디지털 기술로 세상이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새로운 직업들이 속출한다. 이런 때에, 자신이 젊은 시절 선망했던 의사나 검사, 판사 같은 직업을 자식에게  강요하고 그런 사람들을 롤모델로 삼게 하는 부모가 있다면 그는 자식에게 새로운 세상에서 생겨나는 다른 가능성들을 다 없애 버리는 못난 부모가 되는 것이다.

이렇듯 모방하는 것이 이익이 되려면, 환경의 변화 속도가 적당해야 한다. 타고난 본성만으로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을 정도로 너무 천천히 변해도 안 되고, 모방이 무색할 정도로 너무 빨라도 안 된다. 그렇다면 여러분이 처한 환경은 어떤가?  자신이 존재하는 세계의 변화 속도를 잘 가늠해 보아야 할 것이다. 만약 환경의 변화는 빨라지고 그 방향마저 불확실하다면 모방에만 의존하는 것은 좋은 전략이 될 수 없다. 그런 환경에서는 모방뿐 만 아니라 변화를 예측해서 이에 대한 대응책을 스스로 학습하여 창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도 모방을 완전히 외면해서는 안 된다. 환경의 변화가 빨라도 어느 영역에서는 여전히 모방이 훌륭한 전략도구이기 때문이다.

CreativityImitation

모방에만 의지 하는 것은 전략적이지 않다. 그러나 모방을 무시하고 온통 창조에만 매달리는 것은 더 전략적이지 않다.

이건호
퍼포마스의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부문 대표. 이전에는 글로벌 컨설팅 회사의 전략담당 임원과 제일기획 펑타이 부사장을 역임했다. 현재 다양한 강연과 왕성한 저술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애자일마케팅, 4차산업혁명 대응 및 중국시장전략 등에 관한 전문성과 관심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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