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인문학 성장전략

가치가 전략보다 먼저다

물들어올때

일이 계속 잘 되었더라면 우리는 언제나처럼 그렇게 살았을 것이다. 일이 잘 되지 않기 때문에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는 것이다. 물론 각자 나름대로 꿈은 있겠지만 그 꿈이라는 것이 고정된 것이 아니니까, 현재의 일이 잘 되면 그 일에서의 성공이 꿈이 되어 버린다.당신이 지금의 직장에서 계속 승승장구하고 사장까지 할 수 있겠다는 가능성이 커 보이면 그것이 그냥 꿈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거기에 머문다. ‘물 들어 올 때, 배 띄워라’는 속담처럼 현재의 일이 잘 되면 마냥 거기에 모든 것을 올인한다. 물이 언제 빠질지 모르기 때문에 물이 들어 올 때 다른 것은 다 제쳐 두고 배만 열심히 띄우는 것이다.

물들어올때

그런데 세상 일이라는 것이 그렇다. 물이 언제까지나 들어 오기만 할 수는 없다. 결국 그 거대한 바닷물이 썰물이 되어 빠져 나가기 시작할 때가 온다. 그 때는 아무리 발버둥쳐도 자연의 현상인 썰물을 막을 수는 없다. 그래서 물이 들어 올 때 배만 띄울 것이 아니라 물이 빠져 나갈 때를 준비도 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가 않다. 그러다 보니 정작 현실이 어려워질 때까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못한다. 결국 현실이 궁핍해지고 어려워져야만 뭔가를 선택하고 시도할 동기를 얻게 된다.

왜 사정이 좋을 때, 어려운 때를 대비하여 선제적으로 행동하지 않았느냐는 질책은 하지 마라. 경험해 보니 알겠더라. 현실이 녹록할 때 왜 그렇게 하지 않는지. 수많은 경영서적에서는 기업이 잘 나갈 때 대책을 준비하라고 말하지만 어느 누구도 잘 나갈 때는 그럴 동기를 갖지 못한다. 게다가 지금 잘 돌아가는 일 때문에 시간과 정신의 여유가 없다. 그래서 잘 나갈 때 끊임 없이 자신을 부정하고 다음을 준비할 수 있는 사람은 진정한 전략가이다. 그것이 바로 전략마인드이다.  하지만 그런 전략마인드를 갖추지 못했다고 실망할 것은 없다. 누구나 쉽게 전략가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다만 현실이 어려워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대책을 도모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정말 심각한 것이다.

그런데  가던 길을 포기하고 다른 대안을 시도해야 할지, 아니면 어렵더라도 계속 이 길을 가야 할 지 어떻게 선택할 수 있을까?  우선 선택을 하기 전에 세상에 risk-free한 대안은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리스크가 전혀 없는 대안이 있다면 굳이 선택할 필요 없다. 아무 생각 없이 그 대안을 받아 들이면 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어느 대안이나 리스크는 있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더 유리한 리스크를 ‘선택’해야 한다. 이런 것을 바로 ‘전략적 선택’이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보다 한 단계 높은 곳으로 올라가서 조감(鳥瞰), 즉 Bird’s view로 봐야 한다. 그리고 과거, 현재, 미래의 흐름 속에서 지금의 선택을 정해야 한다. 이 때, 선택을 위한 가장 좋은 기준은 바로 ‘가치’이다.  현재 하는 일이 어려워져 생계가 궁핍해져도 그 일을 통해 추구하는 가치가 있다면 더욱 끈기 있게 밀어 붙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일 자체가 그저 생계를 위한 수단일 뿐이라면 이제는 다른 일을 모색해야 한다.

birds

생계형 창업이 오래 견디지 못하는 이유도 가치의 부재에 있다. 생계를 위한 수단으로서의 業이다 보니 그 역할, 즉 돈을 벌어들이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먹고 살기도 바빠 죽겠는데, 개뿔, 가치는 무슨… ‘이라는 생각을 할 것이다. 그러나 정말 먹고 살기 바빠서 놓치고 있는 것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인간에게 ‘추구하는 가치’가 있다는 것이야 말로 물질보다 인간의 생존력을 더욱 키워주는 힘이 된다는 것이다. 가치가 돈보다 더 강한 힘이 됨에도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아니면 애써 외면 하던지…

일이 어려워지면 반드시 상황을 조감하면서 전략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 그러나 그 전에 당신이 추구하는 가치가 있어야 한다. 그런 게 없다면 선택에 확신을 가지기 어렵다.  확신이 부족한 선택은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는다.

가치가 전략보다 먼저다.

이건호
퍼포마스의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부문 대표. 이전에는 글로벌 컨설팅 회사의 전략담당 임원과 제일기획 펑타이 부사장을 역임했다. 현재 다양한 강연과 왕성한 저술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애자일마케팅, 4차산업혁명 대응 및 중국시장전략 등에 관한 전문성과 관심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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